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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게시판]

모든 불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기를

글쓴이 : 조계사 날짜 : 2018-02-13 (화) 11:02 조회 : 1
    

웃음은 상대방뿐 아니라 본인 자신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묘약이다. 그런 점에서 삶의 질과도 관계가 깊다. 조계사 소임본부 신행상담팀(팀장 선정화 안순이)의 소임은 한마디로 사람들의 웃음을 되찾아주는 일이다. 늘 미소 띤 얼굴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마음에 평온을 심어주고 그 안에서 자신도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신행상담팀의 소임이고 또한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는 신행인 동시에 기도이기도 하다.
















 
 
▲ 12월 15일 십만팔천 염주 봉안 법회 후

전화 상담으로 출발, 불자들과 소통한 지 이십 년


신행상담팀은 1997년 ‘천수천안’이라는 봉사단체로 출발했다. 본격적으로 상담 봉사를 시작한 건 1999년, 전화를 통한 상담이었다. 조계사 대표전화의 벨이 울리면 신행상담실에서 받아서 담당부서를 연결해주고, 해당 부서가 따로 없는 용건이나 신행에 관한 질문이면 전화를 받은 당번 팀원이 답변하고 상담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매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담실이 자리를 잡고 좋은 반응을 얻어가던 2005년, 조계종 총무원에서 봉사 요청이 들어왔다. 총무원 건물 1층 민원실에 봉사 상담원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좀 버겁다 싶었지만 그 요청을 받아들여 요일별로 당번을 짜서 총무원 민원실로 파견했다. 팀원들이 하는 일은 총무원 대표전화(02-2011-1700)를 받아서 담당부서로 연결해주거나 종단과 관련된 질문, 항의, 건의 등을 직접 접수하고 상담하는 일이다. 현재 총무원 민원실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두 명의 팀원이 필요하다.

혼기를 맞은 신도 자녀들을 맺어주는  ‘좋은 인연, 가피’ 상담 또한 신행상담팀의 중요한 소임이다. 2011년  ‘청실홍실’과 통합되면서 신행상담팀에서 이 일을 맡게 되었는데, 어느덧 팀의 가장 큰 사업이 되었다.


이처럼 조계사 신행상담, 가피, 총무원 민원실 등 세 가지 봉사를 매일 해야 하는 신행상담팀 팀원은 현재 31명. 매일 5~6명이 출근(?)해야 하는 그 일을 어떻게 감당할까 싶은데, 웃음이 많은 안순이(56세) 팀장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고문 수희향 배정숙 선생님과 만다라 김계자 선생님 등, 20년차인 1기 선배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십 년 넘은 베테랑 팀원들이 많아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50대에 들어와서 지금 70대가 된 선배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팀원이 대여섯 명 더 늘면 좋겠지만, 그보다 기존 팀원들은 나이를 먹어가고 젊은이들은 들어오지 않는 게 걱정이다.” 














 
 
 

상담 봉사하려면 봉사자교육과 상담교육 수료해야


2017년의 새내기는 18기 선소행 문승하 팀원 단 한 명뿐이다. 신행상담 봉사는 신도회의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하고 신행상담팀이 주관하는 상담교육(12주 48시간, 매년 9월경)을 받은 사람으로서, 상담자의 기본 소양과 상담 봉사에 대한 소신도 있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조계사 신도여야 한다.


극락전과 종각 사이 좁은 틈새에 있는 신행상담팀 사무실. 책상 세 개가 나란히 놓여 있을 뿐 내담자를 위한 독립된 공간은 없다. 작년 11월에 신도회관이 헐려 그곳으로 옮겼다.

“상면대면 상담 공간이 필요한데, 내담자들에게 미안하지만 사중 형편상 당분간은 어쩔 수 없다. 급하게 이사가 결정되고 공간이 좁아 처음에는 실망하고 사기도 꺾였다. 그런데 고참 선배님들 말씀을 듣고 무척 부끄러웠다.”

고참 선배들의 말씀은 이러했다.

“섭섭하겠지만 어디로 옮긴들 어떠냐. 전에 더 어려웠던 적도 있다. 우리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생각해봐라. 어디서 상담한들 어떠냐!”


팀의 산증인인 1기 선배들 기억에 따르면, 초창기에는 컨테이너에 상담실을 차렸는데 이리저리 자주 옮겨 다녔다고 한다. 상담실이 하룻밤 새 다른 곳으로 옮겨 가 있거나 아침에 나와 보면 상담실이 공중에 떠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중이어서 달음박질해서 따라간 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시절을 보낸 백전노장 선배들이 함께하니 신행상담팀은 걱정되는 일도 겁나는 일도 없다.

“돈 안 받고 봉사로 하는 상담이니만큼 더욱 더 성심껏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는 선배들 말씀을 새겨들을 뿐이란다.
















 
 
 

좋은 인연은 찾아주고, 아픈 사연은 들어주고


좋은 인연 가피는  ‘불자가정 만들기’가 큰 취지이지만 소박하게는 조계사 신도 자녀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30대 중반 신청자들이 대부분이고 한 해에 열 쌍정도가 가피를 통해 부부의 연을 맺는다.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전산화하지 않고 종이 서류로 관리하기 때문에 시간과 힘이 많이 든다. 게다가 기존 회원들의 신분 변동을 확인해야 하는 필수적인 서류 즉, 가족관계증명서와 재직증명서 등을 매년 새로 받아야 하므로 번거로운 점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신뢰를 얻어 일주일에 두세 명씩 새 회원이 생기고, 웬만큼 자리도 잡혀 하루에 두 명씩 면담을 할 정도다. 

신행상담은 1차는 전화로 받고 2차는 담당 스님을 예약해서 만날 수 있다. 온갖 사연들이 전화기를 타고 흘러나오는데,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나면 오랫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힘들다. 그러나 최고의 상담은  ‘무조건 잘 들어주는 것’, 마음을 열고 20분~30분 들어주면 당사자의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스스로 답을 찾기도 한다. 가끔 면대면 상담 중에 갑자기 행패를 부리거나 폭력적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상담실을 나간다. 팀원들에게는 가장 뿌듯한 시간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제일 높은 나라다. 단 한 명에게라도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으면 자살률이 훨씬 줄어든다고 한다. 다행히 조계사에는 따뜻한 웃음으로 맞이하고 맘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신행상담실이 있다. 그곳을 찾는 상처받은 발길들에 머뭇거림이 없기를…….




잠깐 인터뷰_ 신행상담팀 선정화 안순이 팀장


‘하심’으로 더 행복해지는 날들














 
 
 

선정화 안순이 팀장은 웃음이 밝고 유쾌하다. 지병이 있으리라고는 짐작조차 못할 만큼 기운이 맑아서 주변까지 환해질 정도다. 2002년 불교 기본교육을 받고 조계사 가족이 되었으나, 2010년 신행상담실 봉사를 시작하고서야 비로소 진짜 가족으로 거듭났다.

“기본교육을 받고 아들 대학 합격발원기도를 하러 처음 법당에 들어갔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두 아들 대입기도를 삼 년간 내리 다녔다. 식당 두 군데를 운영하던 때라 밥 먹는 시간을 아끼며 다녔는데, 지나고 보니 그 기도 덕분에 초발심이 깊어졌다.”

2008년 ‘돈을 무지하게 많이 버는’ 극장 내 식당 두 곳을 접었다. 집안 살림만 하다가 겁 없이 뛰어들었는데, 저녁이면 돈을 자루에 담을 정도로 장사가 잘되었다. 하루 수입이 한 달 월급에 버금갔지만, 연중 단 하루도 문을 닫지 않기로 한 계약 조건 때문에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 2004년 결국 뇌경색으로 쓰러진 것이다. 그런데 뇌혈관이 두 군데 막혔는데 몸은 마비가 안 돼 보험회사가 한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만큼 멀쩡했다.

지난 2017년 1월 신행상담팀 팀장을 맡은 직후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또 한 번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조계사 가는 길이었다. 팔이 부러지고 이마와 머리가 찢어졌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고들 했다. 목숨을 잃을 뻔한 대형사고였다. 병원에서 깨어나자마자 한 일은 신행상담실에 전화 걸어 못 가는 본인 대신 다른 봉사자로 대체해달라는 것이었다.

“몸이 안 좋아 가족들이 봉사를 반대할까봐 걱정했는데 고맙게  ‘절에 봉사하러 다니면 더 빨리 나을 것’이라면서 격려해줬다.”

안순이 팀장이 상담봉사를 자원한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다. “힘들게 사신 어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셨다. 그래서 어머니 말씀을 귀 기울여 들어드리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남의 이야기 들어주기 좋아한다는 걸 알았다.”

‘상담자는 하심해야 한다’는 한 스님 말씀을 금과옥조로 삼아온 그는 요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노인 말벗 봉사’다. 조계사를 다니며 나이가 든 노보살님들, 특히 홀몸 어르신들에게 안부 전화를 거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팀장은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챙기는 사람”이라는 그의 앞에는 믿음직한 ‘선생님’들이 많다. 총무 김성인(연화심), 재무 안병옥(진여화), 교무 유근자(일승행), 화요일부장 오승혜(묘혜), 수요일부장 전정옥(수경신) 등, 든든한 그들 뒤에 선 안 팀장은 오늘도 더없이 행복하다.














 
 
▲ 지난 11월 22일 신행상담팀 성지순례_육지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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