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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게시판]

십이연기(5)

글쓴이 : 조계사 날짜 : 2019-05-31 (금) 19:36 조회 : 62
    










 
 
 


그리운 어머니.

새해가 되었습니다. 사실 달력의 첫 장이 다시 1월로 돌아온 것에 불과합니다만, 많은 이들이 새로운 소망과 다짐을 품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새해라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만드는 훌륭한 방편이지요. 그러니 매일 매일을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겐 굳이 새해라는 말이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의상 스님이 지은 『일승법계도』에는 “마음을 돌리는 못하는 것은 방편이라 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미혹한 마음을 돌려서 부처님의 지혜를 얻게 하는 방편은 무엇일까요? 경전독송, 염불, 백팔참회, 참선, 위빠사나 등등이 모두 지혜를 이루는 방편이겠지요. 그런데 대승불교의 방편은 방편 자체가 지혜와 맞닿아있습니다. 지혜를 통해 지혜에 도달하는 것이지요. 참 오묘한 말입니다. 그러므로 지혜가 없는 방편은 방편이 아닙니다. 지혜란 곧 공(空)에 대한 이해입니다.

‘보시’와 ‘보시바라밀’이 무엇이 다른지 생각해보면 됩니다. 보시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주는 행위이지요. 근데 하나는 평범한 보시가 되고, 다른 하나는 보살의 수행법으로 피안으로 이르게 하는 보시바라밀이 됩니다. 같은 행위일지라도 공의 마음으로 행하면 지혜가 되고, 대가나 보답을 바라면 업(業)이 됩니다. 따라서 누군가는 별다른 행위를 하지 않아만 있어도 보살의 바라밀을 닦는 것이고, 누군가는 열심히 봉사하고 기도하면서도 업을 쌓게 됩니다. 행위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지혜가 담겨있지 않으면 진정한 수행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올 한 해는 모두가 지혜로서 지혜에 이르는 한 해이길 기원해봅니다.    



<십이연기의 지분>

어머니, 지난 시간에는 십이연기 지분 가운데 유(有)와 그 조건이 되는 취(取)를 공부해보았습니다. 오늘은 ‘갈애’와 그 조건이 되는 ‘수(受)’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5. 갈애(渴愛)

 

비구들이여, 갈애란 무엇인가? 갈애의 몸은 여섯이 있다. 색애(色愛), 성애(聲愛), 향애(香愛), 미애(味愛), 촉애(觸愛), 법애(法愛)이다.



갈애는 산스크리트 탕하(taṅhā)를 번역한 말입니다. 탕하의 어원은 목마름, 갈증이란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갈증을 느낀다.’란 말은 비유적으로 쓰입니다. ‘배움에 대한 갈증’, ‘성공에 대한 갈증’ 등으로 쓰이지요. 그런데 이 갈증은 집착을 낳습니다. 갈증은 지난 시간에 함께 공부한 십이연기 중 집착인 취(取)의 조건이 되는 것이지요.

갈애는 간단히 줄여 애(愛)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애는 우리가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사랑하는 대상을 보면 애간장을 태우게 됩니다. 경전에서는 이러한 갈증과 사랑을 위와 같이 여섯 종류로 나누었습니다. ‘색애’는 눈에 보이는 형상에 대한 갈구, ‘성애’는 귀에 들리는 소리에 대한 갈구, ‘향애’는 향기나 냄새에 대한 갈구, ‘미애’는 맛에 대한 갈구, ‘촉애’는 촉감에 대한 갈구, ‘법애’는 생각의 대상에 대한 갈구입니다. 즉 우리의 감각기관인 눈, 귀, 코, 입, 신체, 생각의 대상에 대한 갈망과 사랑을 갈애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머니, 요즘 TV를 틀면 국내와 해외의 맛난 음식과 맛집을 대상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있지요. 그리고 이 방송을 본 사람들은 새벽부터 맛집을 찾아가서 줄을 섭니다. 이런 현상이 건강한 사회의 모습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만, 사람들을 마냥 비난하기도 어렵습니다. 경쟁과 도태의 위협 속에서 진정한 생의 의미를 찾기 힘든 사회에서 그나마 적은 돈과 노력을 들여 확실한 즐거움을 느끼고자하는 몸부림이기 때문이지요. TV에 등장하는 현란하고 재미난 광고도 소비자들의 갈증을 불러일으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고액의 광고비를 받는 연예인들이 화사한 미소로 등장해 선명하고 실감나는 화면의 TV와 밥맛을 살려주는 밥솥, 옷감의 부드러움을 유지해주는 건조기를 광고합니다. 이는 제품 자체에 대한 갈증보다는 근원적인 갈증, 즉 화면 속에 비친 여유롭고 편안한 삶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마치 그 제품을 사게 되면 행복한 삶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고 말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한 환상이자 고도의 상술입니다. 무료로 보이는 아름다운 광고화면은 실은 우리가 치르는 제품의 가격에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삶에 대한 감각적 갈증이 찬양되고 권장되는 사회란 불교적 입장에서 보자면 집착과 고통을 일으키는 세상이란 뜻이겠지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경전에서 갈애가 단순히 개인의 고통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갈애를 조건으로 하여 추구가 생긴다. 이 추구로 인해 몽둥이와 칼을 쥐고 서로 다투고 분쟁하며 나와 남을 구분하여 비방하고 거짓말하는 수많은 불선법(不善法)이 생겨난다.       



인간의 갈애가 모여 집단과 사회를 만들고, 갈애로 이루어진 세상이 다시 인간에게 갈애를 심어주는 방식으로 유전(流傳)하면서 갈애는 점점 더 강화됩니다. 어머니, 불자인 우리는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지요. 갈애에 흠뻑 취해 사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세상의 법칙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갈애가 집착과 고통의 근원임을 말하는 붓다의 말씀을 따를 것인지 말입니다.



6. 수(受) 



비구들이여, 수(受)란 무엇인가? 수의 몸은 여섯으로 이루어져있다. 눈의 접촉으로 생긴 수, 귀의 접촉으로 생긴 수, 코의 접촉으로 생긴 수, 혀의 접촉으로 생긴 수, 몸의 접촉으로 생긴 수, 생각의 접촉으로 생긴 수이다.

 

수(受)는 한자로 ‘받는다.’란 뜻이지만 불교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입니다. 수의 산스크리트가 베다나(vedanā)인데 이는 지각이나 느낌이란 뜻을 지닙니다. 느낌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즐거움과 괴로움, 그리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지요. 이는 우리가 어떤 냄새를 맡을 때 향기롭다, 지독하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라는 느낌으로 나누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눈과 귀, 입과 생각 등에서 발생하는 느낌도 이 세 가지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느낌은 불교에서 탐, 진, 치라고 부르는 삼독(三毒)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먼저 즐거운 느낌은 바로 탐욕에서 생겨납니다. 자신의 욕망대로 되는 순간 인간은 기뻐하고 즐거워하지요. 그런데 왜 즐거운 느낌이 고통을 발생시키는 십이연기에 포함된 것일까요? 즐거운 느낌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입니다. 모든 법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인연에 따라 생겨나서 자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연에 따라 언제든지 그 상태가 변하기 마련입니다. 사실 즐거운 느낌은 더 큰 고통으로 이끄는 촉매제이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룬 사람이 이후에 실패를 하게 되면 그 사람이 느끼는 상실감과 고통은 일반인보다 더 크리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사람이 나이를 들어감에 따라 우울해지는 이유는 바로 찬란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기준을 젊음에 두고 생각하면 나날이 노쇠해지는 자신의 몸이 고통이 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즐거운 느낌은 영원하지 않기에 고통이 됩니다.

두 번째 괴로운 느낌은 성냄에서 생겨납니다. 화가 나는 것 자체가 큰 괴로움입니다. 실제로 성냄은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고립하게 만드는 첩경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가장 많이 갉아먹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그 성냄 또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욕망과 관계를 맺고 있지요. 그렇게 본다면 탐, 진, 치라는 세 요소가 다른 듯 보이나 근원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은 어리석음과 연관이 있습니다. 불고불락(不苦不樂)을 즐거운 느낌과 괴로운 느낌을 벗어난 것이라 보면 바람직한 상태가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선정에서 희열과 괴로움을 다 떠난 몰자미(沒滋味)의 경지를 말하고 있지만, 십이연기 가운데 수에 해당하는 불고불락(不苦不樂)의 느낌은 이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좋은지 나쁜지도 분별할 수 없는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불고불락 또한 언제든 괴로운 느낌으로 전환될 수 있기에 고통이 됩니다. 이처럼 중생은 즐거움과 괴로움의 느낌을 오가면서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고 윤회를 거듭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 오늘은 십이연기 가운데 갈애와 수에 대해서 공부해보았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정진에 큰 도약이 있으시길 아들이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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