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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게시판]

듣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인다

글쓴이 : 조계사 날짜 : 2019-05-31 (금) 19:30 조회 : 64
    










 
 
 


●      일요법회에 참석한 불자들이 사홍서원을 마치고 하나 둘 대웅전을 빠져나가는 시각. 오른쪽 영단 가까이로 십여 명의 불자들이 따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조계사 안내’라고 적힌 깃발과 함께 분홍색 조끼를 갖춰 입은  ‘사찰안내팀’(팀장 각운 박승귀)이 등장, 환영 인사로 사찰 안내를 시작한다.

“조계사를 처음 찾아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오늘 조계사 안내를 맡은 사찰안내팀 ○○○입니다. 오늘 진행 순서는 약 30분간 조계사의 역사와 위상, 불교 기본 교리 및 사찰 예절을 설명드리고, 공양간에 가서 점심공양을 함께 한 후 20분 정도 조계사 경내를 돌면서 불탑과 범종루 및 각 전각 등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전문적인 문화해설사 못지않게 막힘없이 이어지는 설명에 불교를 모르는 사람이든 조계사가 처음인 사람이든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점점 더 진지해진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팔각 십층석탑에서 탑돌이를 체험한 뒤에는 범종루에 올라가 설명을 듣는 기회가 주어졌다. 평상시 출입이 금지된 범종루에 오르면 각 전각과 시설물 등 조계사 가람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흥미롭다. 탑전과 범종루를 도는 동안 설명을 듣는 사람 수가 몇 명씩 더 불어나기도 했다. 날씨가 추워 백송과 회화나무 등의 설명과 신행에 관한 질문은 극락전에서 진행했다. 전체 프로그램 중 스님과 나누는 차담 시간은 불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한 질문을 할 수 있어 늘 인기가 있다.

집 근처의 절에 다닌다는 한 불자는 그동안 오며 가며 들러본 적은 있지만 조계사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는데 안내를 받고 나니 조계사는 물론 불교 교리와 사찰 예절까지 이해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찰안내팀의 조계사 안내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일요법회 후에 진행되고 있으며, 매달 200여 명의 새 신도가 이 프로그램을 거쳐서 조계사의 새로운 가족이 된다.





 














 
 
 


연평균 1만 명, 평일 30여 명이 찾는 〈사찰안내소〉



사찰안내팀은 일주문 왼쪽에 자리잡은 〈사찰안내소〉에서 참배객들을 맞이한다. 참배객이나 관광객이 조계사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조계사의 얼굴인 셈이다. 조계사를 떠올릴 때마다 자신들을 따뜻하게 맞이 해준 사찰안내팀의 얼굴이 제일 먼저 생각날지도 모른다.

2014년 6월 14일 사찰안내소가 문을 연 이래, 매년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안내소 문을 두드렸다. 누적 집계를 보면 지난 5년간 총 6만여 명의 방문객이 사찰안내팀의 도움을 받았다. 그 방문객 숫자만으로도 사찰안내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박승귀 팀장은 “조계사의 얼굴인 만큼 사찰안내팀 팀원은 불교대학 재학 이상의 자격을 갖춘 불자로서, 늘 공부하는 자세로 활동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조계사 안내 못지않게 부처님 말씀을 바르게 전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기본교육과 연결시켜 조계사 신도로 이끄는 것이 활동의 최종 목표라고 설명한다.



“조계사는 불자들에게는 한국불교 1번지로 불리는 도심 속 최대의 포교도량이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불교의 전통을 맛볼 수 있는 멋진 관광지입니다. 평일에는 평균 30여 명, 토요일이나 휴일에는 50여 명이 사찰안내소를 다녀갑니다. 그들 중에 50%를 조계사 신도로 만드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그런 만큼 일 년 중에 명절날 외에는 하루도 안내소를 비울 수 없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약 30명의 적은 팀원이 감당하기에는 조금 벅찬 일이다.



“우리 팀원들은 조계사 소개는 기본이고, 공양간이나 전각 위치, 건축양식을 비롯해서 불교 교리와 절하는 법, 합장, 차수 등의 사찰 예절을 줄줄 꿰고 있어야 해요. 총무원 행사를 물어보는 사람, 심지어는 가까운 화장실 위치나 인사동 골목의 건물 이름까지 대답해야 할 때도 있거든요.” 



평일에는 2~3명의 팀원이 요일별로 봉사하고, 일요일에는 4개 조, 각 조별로 4명의 팀원이 사찰안내소에서 참배객들을 맞이한다. 창립 팀원인 연화행 양순복 총무와 향광심 한은해 교무가 평일팀 당번을 조절하는 등, 박 팀장과 함께 팀의 중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일요일은 새 신도들을 모아 사찰 안내를 해야 하므로 베테랑 팀원들이 조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달 첫째 일요일은 1조(조장 선월 김광연), 둘째 일요일은 2조(조장 자광 윤광식), 셋째 일요일은 3조(조장 자홍 맹도형), 넷째 일요일은 4조(조장 청담 김성래)가 각각 안내와 설명을 맡고 있다.

일 년에 네 번 정도 돌아오는 다섯째 일요일에는 성지순례나 연수교육 등 휴식과 재충전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창립 때부터 운수 조중현, 일명 조부장이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8명의 포교사로 출발해서

신행과 포교를 아우르는 단체로 성장



소임본부 소속인 사찰안내팀은 2003년 8월 17일 출범했다. 한 해 전인 2002년 당시, 조계사에는 불교대학을 마치고 조계종단 포교사 시험에 합격해서 포교사로 활동하는 신도가 350여 명이 있었다. 사중에서는 이 고급 인적자원을 포교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그해 12월 중순경 첫 모임을 가졌다. 설법전에서 열린 이 모임에 39명의 포교사가 참석해서 조계사 내 포교활동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이에 4개 활동 분야로 나누어 인터넷포교팀, 장의염불봉사팀, 계층포교팀, 새신도안내팀을 조직했다.

그 중 8명(운수 조중현, 정안 박종권, 연화행 양순복, 범일 이훈규, 심진법 이금자, 대각심 김순애, 명순행 김나현, 대원행 송경자)이 새신도안내팀에 지원, 2003년 8월 17일 창립식을 가졌다. 그 네 팀 중 유일하게 새신도안내팀만 남아 사찰안내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동안 팀원 수가 70여 명에 달해, 일요일을 비롯해서 토요일과 재일에도 새 신도를 대상으로 사찰 안내를 실시한 적도 있다. 팀원이 50명쯤으로 늘어 평일에도 사찰 안내를 하고 사중 밖까지 포교를 나갈 수 있는 게 팀원들의 꿈이다.

현재 팀원이 되려면 불교대학 재학 이상의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한다. 2014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씩 사찰안내팀 모집 연수를 시행, 팀원들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포교 일선에서 즐거운 마음은 필수



사찰안내팀 팀장은 팀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출된다. 누구든 선출되면 무조건 팀원들의 뜻에 따라 팀장을 맡는 것이 불문율이다. 팀장을 돌아가면서 맡는 것도 이 팀의 특징이다. 다만 걱정이라면 팀원들의 노령화다. 60~70대가 주축을 이뤄 젊은 팀원을 영입해야 하는 과제가 무겁다.

보시 중에서 가장 큰 보시가 법보시다. 포교 일선에서 부처님 법을 전하는 사찰안내팀의 활동은 복의 네 단계 중 최고인 공덕을 쌓는 일이다.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행할 때 그 공덕의 깊이는 헤아리기 쉽지 않으리라.

 



잠깐 인터뷰_ 사찰안내팀 각운 박승귀 팀장














 
 
 


나의 일상이 가피



조계사에 관한 박승귀 팀장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60년쯤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를 따라온 네 살짜리 그 꼬마는 스님들에게 큰 귀여움을 받았다. 그 뒤에 중고등부 시절만 빼고 어린이법회에서부터 청년법회까지 줄곧 조계사에서 뛰어놀면서 뼈가 굵어졌다.

어머니는 어린 아들에게 많이 읽을수록 좋다면서 《천수경》을 건넸다. 기독교재단의 중고교를 다닌 6년간은 목사님이 좋아서 덩달아 성경 공부에 푹 빠졌다. 그 덕분에 오히려 불교의 수승함을 일찍 깨닫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부터 불교 공부에 매진했다. 그러고는 되돌아보니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모든 일상이 가피였음을 알게 되었다.





부인과 아들 딸, 온가족이 조계사 신도



“조계사 법당에만 앉으면 만사가 편했어요. ‘세상 편하다’는 말이 아마 그런 뜻일 거예요.”



집에도 불단을 모셨다. 아침과 저녁에 예불을 드리면서 부처님을 자주 볼수록 닮으려고 노력하고, 부처님처럼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난다는 확신이 섰다. 부인을 비롯해서 아들과 딸에게 장기간 공을 들여서 조계사 불자로 만들었다. 유독 절을 낯설어하는 부인의 경우, 인사동 주변에서 맛집 데이트를 즐기면서 한 걸음씩 조계사 가까이로 불러들였다. 그렇게 10년이 흐르고 어느 순간 부인이 대웅전에 들어와 있었다. 그렇게 아들과 딸, 부인까지 온가족이 기본교육을 수료하고 나란히 조계사 신도가 되었다. 팀원들에게도 그는  ‘가족 불자화’를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받은 가피를 언젠가는 회향하겠다고 다짐해왔다. 건강에 자신이 있었는데 작년에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나서 그 다짐이 한층 더 깊어졌다. 사이버법당 ‘혜원정사’ 개설도 가피 회향의 한 가지 방편이다. 좀더 정진해서 암자나 포교당을 마련하는 게 남은 꿈이다.



그는 현재의 모든 것에 만족한다. 마흔아홉에 전혀 다른 업종에 뛰어들었지만 원하는 만큼 명예도 얻었고 재물도 나름 크게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건 얻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헛헛해서 출가를 꿈꾸었다. 하지만 나이가 벽이었다. 대신 포교사의 길로 돌아섰다. 출가자든 재가자든 부처님 말씀대로 살면 될 것이니, 지금 두루 마음이 편안하다.

마음의 그릇을 키워서 인연 깊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박승귀 팀장. 숟가락 놓고 세상 떠날 때 웃으면서 갈 만큼의 삶이면 충분하다는 그는 이미 우주 법계를 다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을 품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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